청담(淸談)
- 이진명
- Oct 1, 20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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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담(淸談) 이진명 조용하여라. 한낮에 나무들 입 비비는 소리는. 마당가에 떨어지는 그 말씀들의 잔기침.
세상 은 높아라. 하늘은 눈이 시려라.
계단을 내려 오는 내 조그만 애인을 똑바로 바라보지
못한 때처럼. 눈시울이 붉어라.
萬象이 흘러가고 萬象이 흘러오고.
조용하여라.
한해만 살다 가는 꽃들. 허리 아파라. 몸 아파라.
물가로 불려가는 풀꽃의 헤진 색깔들.
산을 오르며 사람들은 빈 그루터기에 앉아 쉬리라.
유리 병마다 가득 울리는 소리를 채우리라.
한 개비 담배로 이승의 오지 않는 꿈,
땅의 糧 食을 이야기하리라.
萬象이 흘러가고
萬象 이 흘러오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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